태초에 세 형제가 있었다.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그리고 그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막내 아글노메테우스.
맏형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깨달았다. 그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었다. 불은 지혜와 기술, 문명의 빛이 되었으나 동시에 형벌의 사슬을 낳았다.
차남 에피메테우스는 늦게 깨달았다. 판도라의 항아리를 열고 나서야 화를 깨달았고, 실수를 통해 배우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그러나 막내 아글노메테우스는 달랐다. 그는 아무리 보아도 깨닫지 못하고, 아무리 들어도 알지 못했다. 그에게는 불도, 항아리도, 교훈도 없었다. 그는 단지 흐르는 강물처럼, 부는 바람처럼, 세상에 스쳐 지나갔다.
신들은 그를 비웃었다. “저 아이는 결코 알지 못하리라. 그러니 헛된 존재일 뿐.”
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그와 함께 있으면 묘한 평안을 느꼈다. 그는 결코 고뇌하지 않았고, 불안에 떨지도 않았다. 세상의 비밀을 알지 못했기에 두려움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인간들은 서로를 다투며 더 많은 지식을 탐했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확장하며 하늘까지 닿으려 했다. 그러나 알수록 불안은 깊어졌고, 미래는 더 어두워졌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숲속이나 마을 구석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자를 발견하곤 했다. 그가 바로 아글노메테우스의 자손이었다.
그들은 지혜도, 교훈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 곁에 머물면 잠시나마 마음이 가벼워졌다. ‘모르기에 괴롭지 않은 삶’
그러나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하는 자는, 무지의 평온을 넘어 타인에게 고통을 선사할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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